트럼프 ‘25% 관세폭탄’ 예고
현대차, 미국 딜러에 가격 인상 경고
한국 車산업 직격탄 우려 확산
2025년 4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다시 한 번 보호무역주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는 4월 3일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자동차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고, 이에 따른 파장이 글로벌 자동차 시장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특히 한국의 현대차는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으로, 이번 조치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미국 내 딜러들에게 가격 인상 가능성을 알리는 공식 서한을 전달하며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이와 같은 조치는 단순히 가격 문제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과 한국 자동차 산업의 구조 자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대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관세 폭탄 현실화… 현대차, 가격 인상 통보
현대자동차 미국판매법인(HMA)의 CEO인 랜디 파커는 3월 31일, 미국 내 딜러들에게 공식 이메일을 통해 가격 정책의 변경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4월 2일 이후 인도되는 차량에 대해서는 현재의 가격을 더 이상 보장할 수 없다”고 밝혔고, 이는 곧 트럼프의 관세 정책 발효를 기점으로 한 가격 조정임을 시사한다. 현대차는 이를 통해 딜러들에게 혼란을 최소화하고, 소비자 대응 전략을 준비할 시간을 제공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파커는 “관세는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관세 부과가 현대차와 같은 수출 의존 기업에게 얼마나 중대한 변수인지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소비자들이 체감할 가격 상승은 물론이고, 딜러 네트워크의 마진과 재고 관리에도 상당한 부담이 생길 수 있다.
한국 자동차 산업 전반에 미칠 파장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시아 국가들을 주의 깊게 보라”는 발언을 통해 한국, 일본, 중국, 베트남 등의 국가가 이번 관세 정책의 주요 타깃임을 암시했다. 특히 한국은 자동차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만큼, 타격의 깊이가 클 수밖에 없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2024년 한 해 동안 미국에 약 101만 5천 대를 수출했는데, 이는 전체 한국 자동차 수출의 약 절반에 달하는 물량이다. 만약 25%의 관세가 그대로 부과된다면, 차량 1대당 최대 5만 달러(약 6,700만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는 제조사의 마진을 크게 잠식할 뿐 아니라, 결과적으로 미국 내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수요 위축 가능성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간 한미 FTA 덕분에 무관세 수출이 가능했던 한국 업체들에겐, 매우 급격한 구조 전환이 요구되는 순간이다.
단순한 가격 인상을 넘어선 ‘공급망 재편’ 압박
이번 관세 조치는 단기적인 가격 상승 문제를 넘어서, 장기적인 공급망 전략의 재편을 강요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는 지난 수년간 미국 내 조지아, 앨라배마 등지에 생산 거점을 확대해왔지만, 여전히 한국 공장에서 직접 수출되는 차량 비중이 크다. 트럼프의 정책은 단순히 자국 산업 보호를 넘어서, 외국 제조업체의 미국 내 생산 확대를 압박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해 현대차는 더 많은 모델을 미국 현지에서 조립하거나, 심지어 생산 라인을 이전하는 등 큰 폭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한미 무역 협정의 재협상 가능성을 촉발시킬 수 있으며, 현대차뿐 아니라 전체 한국 자동차 산업에 있어 ‘탈수출 의존’, ‘현지화 중심 전환’이 새로운 생존 전략이 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