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고대하던 로보택시
부실한 계획에 업계 ‘실망’
또 머스크 CEO의 허언인가
테슬라의 자율주행 로보택시 ‘사이버캡’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지만, 기대와 달리 실망스러운 평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 경영자(CEO)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위, 로봇’ 행사에서 자사의 첫 로보택시를 공개하며 미래 자율주행 택시 시대를 예고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머스크는 “앞으로의 자동차는 작은 라운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으며, 로보택시가 교통의 미래를 주도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테슬라가 이번에 공개한 로보택시 ‘사이버캡’은 각진 외관을 가진 2인승 자율주행 차량으로, 기존 자동차와는 달리 운전대나 브레이크 페달 같은 수동 제어 장치가 전혀 없는 완전 자율주행차입니다. 특히, 케이블 연결 없이도 무선으로 충전이 가능하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나비 날개처럼 위로 열리는 ‘버터플라이 도어’까지 더해져 독특한 디자인으로 주목받았습니다.
머스크는 “사이버캡은 2027년 이전에 대량 생산될 것이며, 가격은 3만 달러(약 4천만 원) 미만으로 책정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이용 비용 역시 1마일(약 1.6km)당 0.2달러로, 현재 시내버스 요금의 5분의 1에 불과한 가격을 제시했습니다. 이 혁신적인 계획은 머스크의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발표 스타일과 맞물려 세간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실망스러운 반응과 주가 하락
그러나 발표 직후 시장 반응은 차갑기만 했습니다. 혁신적이고 저렴한 가격을 강조한 머스크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계획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실망감을 표했습니다. 특히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테슬라의 로보택시를 두고 “이빨 빠진 택시”라며, 현실성이 결여된 계획이라며 혹평했습니다. 이미 머스크는 2019년에도 “2020년까지 100만 대 이상의 로보택시가 도로를 달릴 것”이라고 장담한 바 있으나,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도 구체적인 출시 일정과 규제 문제에 대한 언급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테슬라의 로보택시 발표 이후, 테슬라의 주가는 8% 이상 급락한 반면, 택시 호출 서비스 회사인 우버와 리프트의 주가는 각각 10%가량 상승했습니다. CNBC 등 외신은 사이버캡의 디자인과 기술 혁신에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으나, 구체적인 실현 가능성과 법적, 규제적 이슈를 해결하지 못한 점에서 많은 투자자들이 실망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테슬라의 미래, 약속만으론 부족
테슬라는 자율주행과 로보택시, 그리고 풀 셀프 드라이빙(FSD) 기술을 통해 미래의 자동차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여러 차례 밝혔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자율주행 기술과 관련된 머스크의 약속이 번번이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 더 이상 자신감만으로는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토니 사코나기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현재 시장 가치 중 약 6천억 달러(약 814조 원)가 자율주행 및 로보택시와 같은 아직 실현되지 않은 사업에 의존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이 테슬라의 주가를 장기적으로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핵심 자동차 사업의 가치는 약 2천억 달러(약 217조 원)에 불과하지만, 나머지 시장 가치는 모두 아직 검증되지 않은 미래 기술에 기대고 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테슬라의 운영 마진은 전기차(EV)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와 수요 감소로 인해 급격히 하락했습니다. 2년 전만 해도 14.6%였던 운영 마진은 현재 6.3%로 떨어졌으며, 로보택시 발표 이후 테슬라 주가는 약 600억 달러(약 81조 원) 하락하는 등 충격적인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이제는 실질적인 성과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이제 테슬라가 말뿐인 약속이 아닌 실질적인 성과를 보여줄 시점에 도달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기술의 완성도와 규제 통과 여부 등 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으며, 로보택시가 실제로 상용화되기까지는 여전히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테슬라는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여전히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미래 기술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구체적인 성과의 부재는 테슬라의 주가와 신뢰도에 큰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제는 단순한 자신감 넘치는 발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실제로 테슬라가 그 약속을 실현할 수 있는지를 보여줘야 할 시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