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처음 PBR 0.9무너져
앞으로 어떻게 되나?
삼성전자가 역사적인 주가 하락을 기록하며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 0.9가 무너졌습니다. 이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매우 저평가된 상태임을 의미하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삼성전자 주식의 가치가 그간 시장이 예측했던 범위를 크게 벗어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주가,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 기록
14일, 한겨레는 삼성전자의 재무제표와 시가총액을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의 종가 기준 PBR이 0.896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1월 들어 삼성전자 주가는 5만원대 중반으로 밀려나면서 PBR은 1 밑으로 떨어졌고, 급기야 주가는 ‘4만전자’ 수준으로 내려앉아 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는 외환위기로 국내 증시가 폭락한 뒤 점차 회복세를 보였던 1998년 말 이후 처음으로 기록된 최저치입니다.
주가순자산비율은 기업의 순자산에 비해 주가가 얼마나 높은지를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PBR이 1 미만이라는 것은 주가가 기업의 순자산보다 낮게 평가되고 있다는 의미로, 이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회사의 가치가 저평가된 것으로 여겨지는 상황입니다. 삼성전자의 PBR은 현재 경쟁사나 동종업계 주요 기업들과 비교해도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입니다.
경쟁사 대비 크게 낮은 PBR
삼성전자의 PBR이 이처럼 낮아진 것은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더욱 두드러지게 하고 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주요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PBR이 2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미국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역시 2를 넘는 수준입니다. 또한, 동종업계에서 한 국가를 대표하는 종목들과 비교해 보면 격차가 더 큽니다. 대만의 TSMC는 PBR이 7을 웃돌며, 미국의 애플은 무려 60에 육박합니다. 삼성전자가 순자산을 상당히 많이 축적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PBR이 1을 밑도는 현재의 상황은 예외적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불확실한 시장, 전문가들 역시 침묵
‘5만전자’로 내려앉은 지 불과 한 달 만에 주가가 ‘4만전자’로 급락하면서 증권가도 명확한 해석을 내놓기 어려운 분위기입니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주가에 대해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지만, 정확한 예측을 내놓기엔 어려움이 따르고 있습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20% 이상 하향 조정하면서도 “삼성전자의 과거 성장성과 수익성을 감안해도 현재의 주가 하락은 과도한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목표주가를 7만5천원으로 조정하며 “현재 주가를 회복하려면 시장 참여자들의 신뢰 회복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삼성전자는 한 국가를 대표하는 주요 기업으로, 그 주가 변동은 국내 시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칩니다. 현재와 같은 주가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국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 삼성전자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향후 주가 반등을 위해서는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뿐만 아니라 투자자 신뢰 회복을 위한 경영적 노력도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