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 추가 규제 발표 우려
삼전·SK하닉 2%대↓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을 대상으로 반도체 관련 추가 규제를 발표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이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보입니다.
29일 오전 10시 8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2.70% 하락한 5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는 최근 3일간 약 7%의 낙폭을 기록한 수준입니다. SK하이닉스도 전일 대비 2.11% 내린 15만7700원에 거래 중이며, 최근 3일 동안 주가가 11% 이상 하락하는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 장비와 인공지능(AI) 메모리칩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는 추가 제재안을 다음 주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번 규제는 단순히 반도체 제품에 그치지 않고, 반도체 제조 장비를 생산하는 기업들과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와 같은 주요 기업의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한 100개 이상의 기업이 제재 명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으며, 고대역폭 메모리칩과 같은 첨단 반도체 기술도 제재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이러한 움직임은 첨단 기술 분야에서 미국의 전략적 우위를 유지하고 중국의 기술 발전을 억제하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규제는 중국과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같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고대역폭 메모리칩은 차세대 기술 개발과 데이터 처리 능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부품으로, 이번 제재안에 포함될 경우 국내 반도체 업계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보도로 인해 시장 반응이 엇갈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본 반도체 장비주는 상승세를 기록한 반면,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은 밸류체인을 중심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채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 이후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는 기업의 펀더멘털보다는 외생 변수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구체적인 정책을 발표하면 오히려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투자 심리가 개선될 가능성도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한편, 이번 규제안은 단기적인 영향을 넘어 글로벌 반도체 산업 구조에 중장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은 반도체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며 독자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첨단 반도체 제조 기술에 있어서는 여전히 글로벌 기업들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의 이번 제재는 중국의 기술 개발 속도를 늦추고 반도체 공급망에서의 격차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중국 시장 의존도를 줄이고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특히, 기술 혁신과 공급망 다변화가 향후 대응 전략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업계는 바이든 행정부의 추가 제재안 발표를 주시하며, 정책 변화에 따른 전략적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