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9 생산 속도 조절
트럼프 재집권 후폭풍 현실화
IRA 폐지 검토로 추가 변수?
기아가 대형 전기 SUV EV9의 미국 현지 생산 속도를 조절하며 새로운 변수를 맞이했습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 속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폐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도입한 IRA를 폐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며, 이는 기아를 비롯한 전기차 제조업체들의 미국 현지 투자 전략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IRA 폐지 가능성, 천문학적 투자 타격 우려
기아는 현대자동차와 함께 IRA에 발맞춰 미국 내 전기차 및 배터리 생산에 대규모 투자를 해왔습니다. IRA는 전기차 구매 시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현지 조립 및 배터리 핵심 광물의 미국산 조달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기아는 조지아주 공장에서 EV9 생산을 시작하고 배터리 공장 설립을 추진하며 혜택을 극대화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IRA 폐지가 현실화되면 전기차 세제 혜택이 사라지면서 기아의 투자 성과가 축소될 가능성이 큽니다.
조지아 공장 EV9 생산, 속도 늦추는 이유
기아는 조지아주 공장에서 EV9 생산을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배터리 요건 충족 문제로 본격적인 양산을 늦추고 있습니다. 현재 판매되는 EV9 대부분은 한국에서 생산된 물량으로, 조지아 공장에서 제작된 차량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기아 관계자는 “조지아 공장에서 EV9 생산이 가능하지만 배터리 요건 충족이 어려워 보조금의 절반 정도만 받을 수 있다”며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2023년 3분기 기준, 미국 현지에서 EV9은 단 1대만 판매되었으며, 월평균 예상 판매량(1,800대)과 비교했을 때 본격적인 생산 착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는 IRA 세액공제 요건 강화가 주요 원인으로, 기아는 내년까지 배터리 요건 충족을 목표로 생산 전략을 재조정하고 있습니다.
합작 배터리 공장이 열쇠… 가격 경쟁력 확보 기대
기아는 LG에너지솔루션과 협력해 조지아에 건설 중인 배터리 공장이 EV9의 수익성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해당 공장이 가동되면 기아는 IRA 보조금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현지에서 배터리를 공급받아 생산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가격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EV9은 기아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설계된 대형 SUV로, 99.8kWh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으로 최대 501km를 주행할 수 있습니다. 350kW급 초고속 충전을 지원하며, 15분 충전으로 약 210km 주행이 가능합니다.
미국 시장에서 IRA 폐지 여부와 EV9 현지 생산 확대는 기아의 글로벌 전기차 전략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IR 변동성에 따른 상황 변화에 대비한 기아의 대응 전략이 향후 성공의 관건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