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저가공세에 뺏긴 시장 되찾을 기회
미국 관세와 중국 감산 정책이 새 전기로
기술력 갖춘 국내 기업들 반등 모색

한때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선두 주자였던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최근 몇 년 사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3사의 올해 1~4월 기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17.9%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불과 몇 년 전 30%대를 기록했던 시기와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축소된 수치입니다. 중국 CATL은 38.1%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며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중국 배터리는 한국 제품보다 최대 30% 이상 저렴하게 공급되면서 경쟁력이 크게 낮아졌습니다.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서도 61.5%의 국내 이차전지 기업들이 “중국발 저가 공세로 실적이 타격을 입었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산업 전체의 위기감으로 이어졌습니다.

바뀌는 무역 환경, 드디어 한국 기업들에게도 기회가 열려
하지만 최근 무역 환경에 변화가 생기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습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7월 중국산 흑연에 대해 93.5%의 반덤핑 관세를 예비 부과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최종 관세는 무려 160%까지 오를 수 있으며, 이는 미국 내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중국산 소재 사용을 기피하게 만드는 직접적 요인이 됩니다. 이 조치는 미국 흑연 업계의 청원에서 비롯되었으며, 최종 결정은 올해 12월 예정입니다. 동시에 중국 내부에서도 고강도 보조금 경쟁에 제동을 거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시진핑 주석이 직접 고품질 발전과 공정경쟁을 강조하며 지방정부의 과도한 보조금 지급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있는 것입니다. 중국 내부의 공급 과잉과 출혈 경쟁은 이제 자국 산업에도 부담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이 흔들리고, 미국이 막자… K-배터리가 반사이익 얻어
중국은 전기차 수요 대비 공급이 지나치게 많아지면서 가격 전쟁이 극심해졌고, 이로 인해 수익성에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심지어 실 주행 기록 없이 중고차로 둔갑한 ‘0km 전기차’까지 등장해 시장 왜곡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강도 높은 무역 규제는 한국 배터리 기업에겐 기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중국 외 지역에서 한국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여전히 39%를 유지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에서는 프리미엄 배터리 수요를 기반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신뢰도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신뢰 하락과 미국의 규제가 겹치면서 한국 기업들이 공급망 내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기술력은 여전합니다… 다음 반등, 지금부터가 시작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가장 큰 무기는 여전히 ‘기술력’입니다. 전고체 배터리, 고에너지 밀도 셀, 장수명 배터리 기술 등 차세대 기술에 대한 투자와 개발이 지속되고 있으며, 일부는 양산화 단계 진입도 앞두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관세 정책과 중국 정부의 감산 조치가 맞물리면 기술력을 갖춘 K-배터리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합니다. 물론 변수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중국 정부의 감산 정책이 실제로 효과를 낼지, 미국의 관세 조치가 끝까지 유지될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의 글로벌 흐름은 한동안 움츠렸던 한국 배터리 업계에 다시 한 번 도약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