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
대출 한도 줄어들기 전
집 구매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여
8월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전월 대비 큰 폭으로 오르며 2018년 9월 이후 56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 매매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8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2019년 12월(0.86%)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며, 지난 7월(0.76%)에 이어 두 달 연속 최대 상승률을 경신한 것입니다.
수도권 역시 전월 대비 0.53% 상승하며 7월의 0.40%보다 더 큰 상승폭을 보였습니다. 서울의 25개 구 중 성동구(2%), 서초구(1.89%), 송파구(1.59%), 강남구(1.36%), 영등포구(1.09%), 마포구(1.05%), 용산구(0.99%)의 집값이 특히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지방에서는 강원도(0.17%)가 춘천과 삼척시를 중심으로, 전북(0.12%)은 정읍과 전주시를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상승했습니다. 반면 대구(-0.33%)는 달서구와 달성군을 중심으로, 세종(-0.18%)은 새롬동과 다정동을 중심으로, 제주(-0.15%)는 제주시를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약세를 보였습니다. 이처럼 지역에 따라 주택 가격이 엇갈린 흐름을 보였습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으로 매물 소진 속도가 다소 둔화되었지만, 선호 지역의 신축 및 대단지 위주로 매수세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른 이유 중 하나로 대출 규제 강화가 꼽히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달부터 가계 부채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스트레스 DSR은 향후 금리 상승 등 위험을 고려해 DSR 산정 시 일정 수준의 가산금리를 부과하는 제도입니다. 수도권은 1.2%포인트의 가산금리가 적용되면서 연간 이자 부담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대출 한도가 축소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대출 한도가 줄어들기 전에 주택을 구입하려는 수요가 몰리며 주택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됩니다.
8월 서울 전셋값도 0.52% 상승하며 오름세를 이어갔지만, 상승폭은 전월(0.54%) 대비 소폭 줄었습니다. 강북에서는 성동구가 옥수동과 행당동 대단지를 중심으로 1.18% 상승하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노원구는 중계동과 상계동의 학군지 위주로 0.92% 상승했고, 용산구는 이촌동 등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0.62% 상승했습니다. 마포구는 염리동과 도화동의 신축 대단지 및 역세권을 중심으로 0.53% 상승했습니다.
수도권 전세가격은 전월 대비 0.46% 오르며 상승폭이 확대되었고, 지방은 하락폭이 축소되어 0.02% 감소에 그쳤습니다. 전국 주택 전세값은 전월 대비 0.22%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월세가격도 마찬가지로 8월에 0.12% 상승하며 전월(0.09%) 대비 상승폭을 키웠습니다. 수도권은 0.24%로 상승폭이 확대되었지만, 서울은 0.24%로 소폭 감소했습니다. 지방은 하락에서 보합세로 전환되었습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전·월세 시장에서는 공급 물량의 영향을 받는 일부 지방은 하락세를 보였지만,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선호 단지의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면서 전국적으로 전세와 월세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