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폭등에 투자 열풍, 마비된 거래소
‘김치 프리미엄’ 꺼지며 급락세로 반전
괴리율 정보 미제공이 혼란 가중

국내 금값이 최근 급락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 1g 가격은 지난달 28일 13만 9,030원으로 마감되었습니다. 이는 불과 2주 전인 지난달 14일 기록한 16만 3,530원보다 14.98%나 급락한 수치입니다.
반면 같은 기간 국제 금 가격은 0.95% 하락하는 데 그쳐, 국내 금값이 국제 시세보다 훨씬 더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국내 금값과 국제 금값 간의 괴리율은 지난 14일 장중 최고 24%까지 벌어졌다가 최근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급락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가, 과도한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금값 상승에 투자자 몰렸지만, 정보 부족이 문제
최근 몇 달 동안 금값이 연일 상승하며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특히 국제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김치 프리미엄’ 현상이 나타나면서,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금 투자에 뛰어들었습니다.
이로 인해 지난달 6일에는 국내 금 시세 정보를 제공하는 한국금거래소 홈페이지가 접속 폭주로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했고, 12일에는 한국조폐공사가 골드바 판매를 중단하는 등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투자자들이 금값 괴리율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다는 점입니다. 한국거래소는 국제 금 시세를 실시간으로 증권사들에게 제공하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이용하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는 이를 반영하지 않는 증권사들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국내 주요 증권사 중에서 국제 시세나 괴리율을 제공한 곳은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일부에 불과했습니다. 대다수 증권사들은 “MTS에 넣을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라 필수적인 정보만 제공했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결과적으로 투자자들이 높은 괴리율을 인지하지 못한 채 비싼 금을 매수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입니다.

괴리율 축소, 금 시장의 투명성 향상될까
최근 국내 금값이 국제 시세와의 괴리율을 좁히면서 시장의 투명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습니다. 장기 투자자들에게는 가격이 국제 시세에 맞춰 안정적으로 조정되는 것이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반면 단기 차익을 노렸던 투자자들에게는 이번 하락이 큰 손실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김치 프리미엄이 줄어들면서 기대했던 높은 수익을 얻기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국내 금 시장이 점점 국제 시장과 연결되면서 과거처럼 비정상적인 가격 형성이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는 시장의 왜곡을 줄이고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는 긍정적인 변화로 평가됩니다.

전문가 분석, 투자자 정보 접근성 강화해야
전문가들은 앞으로 금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국제 시세 정보 제공이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에 대한 투자 수요가 갑자기 폭발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투자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증권사들이 신속하게 국제 시세와 괴리율을 반영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금값이 폭락하면서 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향후 국내 금 시장이 국제 시세와 더욱 밀접하게 연동될지, 그리고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정보 제공 시스템이 어떻게 개선될지 주목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