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수출 역대 최대 실적 기록했지만
미중 의존도 심화로 미래 산업 위협
국책 연구기관, 무역구조 개선 촉구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6월 수출 실적은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긍정적입니다. 수출은 전년 대비 4.3% 증가한 598억 달러로, 6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149억 7천만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자동차 역시 63억 달러를 넘기며 마찬가지로 6월 기준 최대 실적을 세웠어요. 무역수지도 90억 달러가 넘는 흑자를 보이며 수출 회복세를 확실히 입증한 셈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수치는 단기적 성과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외형적인 성장 뒤에는 특정 국가와 품목에 대한 의존 심화라는 구조적 불균형이 자리잡고 있어, 이 성과가 얼마나 지속 가능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일시적 수출 호황에 가려진 경제 체질 문제를 면밀히 들여다봐야 할 시점입니다.
미국엔 팔고, 중국엔 사는 ‘기형적 구조’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공개한 분석에 따르면 한국은 수출의 상당 부분을 미국에, 수입은 중국에 의존하는 구조적 편중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반도체, 자동차 등 몇몇 산업에 집중된 수출은 단기적인 성과에는 유리하지만, 외부 충격에 매우 취약한 상태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특히 미·중 갈등이 심화되는 국제정세 속에서, 양국 중 한쪽과의 거래에 문제가 생길 경우 전체 수출입 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은 중대한 위험 요소로 평가됩니다. 실제로 상반기 한국의 대미 수출은 역대 두 번째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3.7% 감소해 조심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어요. 전문가들은 이러한 무역 집중 구조가 장기적으로 한국 제조업의 자생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산업 확산보다 ‘품목 집중’… 미래산업도 위태
한국 경제의 또 다른 문제는 수출 주력 품목의 지나친 집중입니다. 반도체와 자동차 두 축이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가운데, 이차전지, 재생에너지, 로보틱스 등 차세대 산업으로의 확장은 아직 미비한 수준이에요. 특히 이들 미래 유망 산업은 부품이나 핵심 소재를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하는 구조를 띠고 있어, 공급망 안정성 측면에서도 취약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는 기술 독립성 확보와 미래 산업 경쟁력 제고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모두 불안 요소입니다. 실제로 정성훈 KDI 연구위원은 이 구조가 장기적으로 국내 생산기반을 약화시키고, 기술 전환에도 제동을 걸 수 있다고 지적했어요. 단기 수출 성과에만 집중하다 보면 글로벌 산업 트렌드 변화에 뒤처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됩니다.
돌파구는 무역 다변화와 협정 확대
KDI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무역 다변화를 강조했습니다. 특히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은 미·중 의존에서 벗어나 다양한 국가들과 교역 파트너를 확대할 수 있는 유효한 전략으로 꼽힙니다. CPTPP는 높은 수준의 시장 개방과 공급망 안정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협정으로, 한국의 무역 체질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요. 동시에 정부 차원에서는 공급망안정화기금 등의 실효성을 점검하고, 국내 생산 유인 정책을 통해 산업 기반을 다져야 합니다. 기업들도 특정 국가에 편중된 거래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장과의 연결을 시도해야 하며, 이를 위한 정책적 유도책이 시급합니다. 현재의 수출 성과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이런 구조적 전환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