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심해서 새로운 유망구조 14개 추가 발견
‘마귀상어’ 구조만 최대 12억 9000만 배럴 매장 추정
3월 검증 완료 예정… 총매장량 190억 배럴 육박
한국의 동해 심해에서 엄청난 규모의 가스와 석유가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이 확인되면서,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는 미국의 심해 기술평가 전문기업 액트지오(ACT-GEO)가 수행한 연구 결과, 동해 울릉분지에 최대 51억 7000만 배럴의 가스와 석유가 매장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발표된 ‘대왕고래 구조’의 140억 배럴과 합산할 경우, 총 매장량이 190억 배럴을 넘어서며, 경제적 가치는 20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평가됩니다.
‘마귀상어’ 등 14개 신규 유망 구조 발견,
동해의 가치 재조명
이번 연구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기존에 알려진 대왕고래 구조 외에도 새로운 유망 가스·석유 매장 구조 14개가 추가로 발견되었습니다는 점입니다. 이 중 ‘마귀상어’로 명명된 구조는 최대 12억 9000만 배럴 규모의 자원이 매장된 것으로 평가되며, 이는 기존의 추정치보다 더욱 풍부한 매장량을 의미합니다. 보고서를 제출한 액트지오는 이미 지난해 6월 발표된 대왕고래 구조의 물리 탐사 분석을 수행한 바 있으며, 이번 연구를 통해 울릉분지 일대가 매우 높은 에너지 잠재력을 지니고 있음을 재확인했습니다.
정부는 현재 액트지오의 연구 결과를 전문가들과 함께 검증하고 있으며, 이르면 3월 중 최종 분석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만약 이번 추가 매장량이 공식적으로 인정된다면, 동해 심해는 한국의 에너지 자립을 위한 핵심 거점으로 부상할 전망입니다.
경제적 가치 2000조 원,
한국이 ‘제2의 가이아나’가 될 수 있을까?
이번 발견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경제적인 가치를 따졌을 때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입니다. 전체 추정 매장량 190억 배럴의 경제적 가치는 약 2000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평가되며, 이는 한국 최대 기업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약 455조 원)의 4배가 넘는 수준입니다.
이와 같은 대규모 에너지가 실제로 상업적 생산에 성공한다면, 한국은 세계적인 에너지 강국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특히, 가이아나의 사례를 살펴보면 이번 발견이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이 더욱 기대됩니다. 인구 82만 명의 가이아나는 2015년 110억 배럴 규모의 유전을 발견한 후, 2023년 경제성장률이 33.9%에 달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 국가 중 하나로 부상했습니다. 또한, 가이아나는 원유 시추 이후 비석유 부문에서도 11.5%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전반적인 경제 발전을 이끌었습니다.
한국이 가이아나와 같은 성공적인 자원 개발을 이룬다면, 단순한 에너지 자립을 넘어서 석유 수출국으로의 도약도 가능할 것입니다. 특히, 최근 국제 유가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한국이 자체적인 원유 생산 능력을 갖춘다면, 경제적·외교적 측면에서도 더욱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대왕고래 프로젝트, 본격적인 시추 작업 시작
한편, 한국석유공사는 지난해 12월부터 포항 앞바다 40km 지점에서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첫 탐사 시추를 시작했습니다. 이를 위해 동원된 웨스트 카펠라(West Capella) 시추선은 해저 1km 이상을 뚫어 암석을 채취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전체 시추 작업은 약 40~50일간 이어질 예정입니다.
이 탐사는 한국이 실제로 석유와 가스를 상업적으로 채굴할 수 있는지를 판가름할 중요한 과정입니다. 정부는 이번 탐사를 통해 매장량과 상업성을 확인한 뒤, 2035년부터 본격적인 상업 생산에 돌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치적 불확실성과 예산 문제도 남아 있습니다. 국회에서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첫 시추 사업 예산 497억 원이 삭감되는 바람에, 한국석유공사는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1000억 원가량의 사업비를 자체 조달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재정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한국석유공사는 이번 시추 작업이 한국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동해 심해, 한국의 새로운 에너지 보고로 자리 잡을까?
동해의 가스·석유 매장량이 공식적으로 인정되고 상업적 생산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한국은 세계적인 에너지 강국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과제뿐만 아니라 정치적·경제적 변수도 해결해야 합니다.
특히, 심해 시추는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작업이며, 대규모 투자와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합니다. 또한,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 한국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자원을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전략적 접근도 중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발견이 한국의 에너지 정책과 경제 발전에 새로운 전환점을 가져올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마귀상어를 비롯한 추가 유망 구조의 개발이 본격화된다면, 한국은 단순한 에너지 수입국에서 벗어나, 자원 개발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국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동해 심해가 한국의 새로운 에너지 보고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그리고 이 자원이 한국 경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