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가격 줄줄이 인상
케이크 4만 원 돌파… 가계 부담 가중
“원재료비 상승” vs “기업 이익 늘었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김 모 씨(35)는 아이 생일 케이크 하나를 사는 것도 망설여야 했습니다. 인기 케이크 하나에 4만 원에 육박하는 가격이 붙자, 단순한 기념일이 아닌 경제적 부담으로 다가온 겁니다. 투썸플레이스는 최근 케이크 가격을 최대 2000원, 조각 케이크는 400원 인상하며 가격대를 대폭 끌어올렸습니다. 이로써 대표 제품인 스트로베리 초콜릿 생크림 케이크는 3만 9000원, 2단 제품은 4만 8000원까지 상승했어요.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도 평균 5.9% 인상하며 ‘케이크 인플레이션’이 현실이 됐습니다. 업계는 원재료와 전기, 수도 요금 등 고정비 상승을 주요 원인으로 들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도무지 감당이 안 된다”는 반응입니다.
맥주부터 아이스크림까지…전방위 가격 인상 ‘먹거리 쇼크’
더 큰 문제는 케이크뿐 아니라 거의 모든 먹거리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맥주는 물론, 라면, 만두, 햄버거, 아이스크림, 초콜릿까지 ‘줄줄이 인상’ 소식이 이어지고 있어요. 오비맥주는 다음 달부터 맥주 출고가를 2.9% 인상한다고 밝혔고,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 오뚜기는 라면과 카레, 롯데웰푸드는 빼빼로를 포함한 초콜릿 제품군을 인상했습니다. 심지어 패스트푸드점들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정부 집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가격을 올린 식품·외식 업체는 무려 40곳에 달합니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3.0%, 가공식품은 2.9%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0%)을 크게 웃도는 수준입니다.
원자재와 환율 핑계?…“실제 원가는 오히려 내렸다” 반박도
기업들은 이번 가격 인상의 배경으로 환율 상승과 원자재 값 상승을 앞세우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원/달러 환율은 1460원을 넘기며 큰 폭으로 올랐고, 유제품·코코아·딸기 등 일부 재료의 가격도 급등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밀가루나 식용유 등 주요 원재료는 오히려 가격이 내렸고, 식품업체의 영업이익은 평균 10~20% 늘었다”며 가격 인상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합니다. 심지어 일부에선 정치적 혼란 국면을 틈타 기업들이 ‘무난히 넘어갈 타이밍’을 노린 게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서민 지갑 닫히면 시장도 얼어붙는다”…정부 개입 필요성 커져
정부도 이 상황을 방치하긴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부득이한 가격 인상은 이해하지만, 이미 이익을 많이 본 기업이 또 가격을 올리는 건 부적절하다”며, 일부 기업에 융자금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압박을 시사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실효성 있는 통제가 어렵다는 점에서 물가 불안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 가격 조정뿐 아니라 장기적인 식품 공급망 안정화 대책과 가격 감시 시스템 정비가 절실하다고 강조합니다. 물가 안정이 서민 경제의 핵심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